평범한 일상의 기록들

아직은 괜찮지 못한 나의 일상

by 뚱지림 2022. 9. 1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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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계약이 잘못되고 팔자에도 없는 호텔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다. 

사실 새로 계약한 집으로 입주하기 까지는 총 두 달까지라, 아직은 한 달이 더 남은 상태였다. 

 

내일모레면 호텔에 들어온지 한 달이 되는 날이라, 연장도 하고 방을 좀 바꿔볼까 해서 카운터에 문의를 하러 내려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10월은 한 달 살기가 안된단다.

내일모레 우린 나가야 하고, 평일이고 우리가 물어볼 때까지 말도 안해준 이 호텔은 대체 뭐란 말인가!

 

흥겹게 먹고 온 저녁이 명치 끝에 걸린 느낌이다. 

아직 나의 혼돈의 카오스 같은 일상이 잔잔해지려면 더 기다려야 하는 건지.. 무엇이든 예상 가능한 범위여야 하고 계획에 맞아야 하는 내게 올해는 이런 자잘한 이벤트들이 많이 일어나 하루하루가 피곤하다. 

 

4번을 이직하고 들어간 회사도 겨우 겨우 1년을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는데, 내 컨트롤 범위를 벗어난 업무를 담당하면서 회사에도 열정이 사그러든 이때에 어디 하나 마음 둘 곳이 없어 요즘 같아선, 어깨에 힘만  빼면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흐를 것만 같다. 

 

뭐 그래, 애초에 안정된 집이 아니었으니... 한달 살기였으니 이런 변수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하려고 해도 좀처럼 기운이 나지 않는다. 

 

급하게 우선 다른 곳을 알아봤고 겨우 예약을 했다. 방도 직접 보지 못하고 솔드아웃될까 봐 부랴부랴 예약을 해버렸다. 

오피스텔 같은 단기 임대를 하지 않고 호텔 같은 곳을 알아보는 이유는 오피스텔의 경우 초 단기 임대를 할 때 관리비가 비싸고 공과금을 내야 해서 월세로 비교했을 때 룸 클린 서비스가 있는 호텔이 차라리 더 나아 보였다. 

 

호텔이라고 해봤자 좀 괜찮은 고시텔 정도랄까. 그냥 그 보다는 대로변에 있고 안전하고 쾌적하다는 점이 다일 듯하다. 

당장 내일은 또 짐을 꾸려야 한다. 아직 세탁도 못한 빨랫감이 쌓여 있고, 한달 간 사용하기 편하게 벌려둔 짐을 다시 다 쌓야한다. 

그리고 회사에는 또 뭐라고 말해야 하나... 여긴 12시 체크아웃이고 가는 곳은 3시 체크인인데 하.. 당겨 쓸 연차도 연차 나름이지.. 이제 진짜 눈치가 보인다. 

 

그냥 회사고 집이고 뭐고 어디 굴이라도 있으면 머리 콕 박고 숨어 있고 싶은 심정이다. 

 

오늘은 급작스러운 통보에 거의 혼자 일기를 주저리 쓴다. 

별로 로맨틱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호텔 한달살기의 후기가 됐네..(나름 좋은 점을 찾아보려 했는데..) 

 

내일모레는 또 다른 동네에서 한 달 살기가 시작되겠구나 내 인생아.. 

 

토닥토닥 괜찮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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