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가 한바탕 휩쓸고 간 한 주,
하늘은 무심하게도 너무나 파랗고 바람은 선선하다.
서방이 와 난 평일 데이트로 퇴근 후 을지로부터 산책도 하고 저녁도 먹을 겸, 종로 5가와 동대문 사이에 있는 닭한마리 골목을 방문했다.
그렇게 많은 닭한마리 가게가 있는 건 아니지만, 같은 골목길에 생선골목, 야채곱창골목, 닭한마리 골목이 같이 있는 먹자골목이었다.
그중에서 블로그 평이 좋았던 닭한마리 집인 '거성 닭한마리'를 갔다.
네이버 평점은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라는 곳이 더 높았는데, 그곳은 떡 사리가 기본이 아니었고, 부추고 없다고 했어서 이곳으로 정했다.
떡사리는 몰라도 난 부추에 진심이었기에
네이버 평점이 높았던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의 가게 앞은 젊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가게 규모도 컸다. 반면 우리가 가는 '거성 닭한마리'는 빈자리가 제법 있었고 젊은 사람은 적었다. 음~ 오히려 좋아!!
자리에 앉자마자 닭한마리 냄비가 불에 올라가고, 빠른 속도로 반찬이 세팅됐다. (속도 무엇!)
김치 그릇위에 국자가 올라간 상태로 왔는데, 순간 둘 다 멍해서.. 김치를 덜어 먹으라는 건지... 김치를 닭한마리에 넣어라는 건지 잠시 버퍼링이 있었다.
둘이 얼타는 걸 젊은 사장님이 바로 눈치 채시고, 처음 오셨냐고 묻더니 친절하게 양념 황금 비율을 알려주셨다.
마늘 반 큰술, 다진 양념 한 큰 술, 식초 한 큰 술~ 한 큰 술 반, 간장 5큰술, 부추
(タッカンマリソースレシピ: にんにく半さじ,唐辛子粉1スプーン,醤油5スプーン,酢1スプーン)
기호에 따라 식초와 간장으로 맛을 조절하면 됐다.
떡을 먼저 건저 먹고, 끓는 시간을 보더니 10분 정도 더 있다가 연한 살을 먼저 먹고 5분 뒤에 다 드셔도 된다고
너무나 친절하고 명확하게 설명해 줘서 더 이상 얼타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오며 가며 빈 그릇도 치워주고 육수도 바로바로 채워줘서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맛있게 잘 먹었던 거 같다.
마지막에 괜한 욕심을 부려 국수사리 2인분을 시켜 버렸는데.. 종로 인심이 있다.
다른 곳처럼 1인분의 양이 적지 않으니.. 배가 적당히 찼다면 욕심부리지 않도록 하자!
우린 섣불리 2인분의 사리를 시켜서 둘 다 말도 못 할 만큼 과식을 해버렸다.
처음 가본 골목이고 가게였지만 탁월한 선택이었고 맛과 친절도, 양 무엇 하나 빠지지 않은 곳이었다.
원래 같은 골목 끝에 있는 쌍화차 카페 '더쌍화'를 가려고 했는데.. 쌍화차 자체도 좀 무거운 감이 있어서 그건 도저히 배가 불러서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더쌍화'는 한의원에서 만든 프랜차이즈인데 흔치 않은 야해 보이는 핑크색에 약간 라이브 카페 같은 감성과 그에 맞지 않은 고급스러운 1인 다과상의 갭 차이가 큰... 뭔가 일치되지 않은 매력이 있는 곳이다.
다음엔 '더쌍화' 포스팅을 남겨야겠다.
거성닭한마리: 매일 10:00 ~ 23:30 / 동대문역 9번 출구에서 300m
더쌍화: 매일 10:00 ~ 21:30 / 동대문역 9번 출구에서 2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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