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회사 이사 때문에 출근했다가 대학로에서 서방이와 만나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 쨍하게 이쁜 날이라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기에는 뭔가 아쉬웠기 때문에 서방이가 날 기다리는 동안 먼저 걸었다던 길을 함께 가기로 했다.
대학로에서 이화동으로 가는 오르막 길을 걸어가는데 생각보다 경사가 높은 비탈길이라 조금씩 숨이 가빠져왔다.
그 비탈길 옆으로 빈티지한 카페들이 들어서 있어 골목골목으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오르막 길을 더 오르고 보니 가파른 계단이 보였다. 숲속으로 가는 듯한 느낌의 계단이었다.
거기를 올라가야 낙산공원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기에 쌕쌕 숨을 쉬며 올랐다.
그렇게 오르고 보니 왼쪽으로 성곽이 있고 그 너머로 작은 건물들과 집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가는 중간 중간 풍경을 볼 수 있는 벤치도 있고, 오른쪽으로는 실제 살고 있는 단칸방 느낌의 가정집과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있어 묘한 이질감이 느껴지는 골목의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카페 길에는 이화벽화마을로 가는 안내 표지판도 볼 수 있다.
이렇게나 좁고 가파른 곳에 이렇게 많은 집들이 있는 것도 신기 했지만, 쨍한 햇빛을 피해 담소를 나누고 계시는 할머니들을 보니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길가에는 마치 코스모스와 비슷하게 생긴 샛노란 꽃들이 파란 하늘과 대비를 이루며 피어 있어 잠시 발길을 멈추고 사진에 담았다.
어느덧 가을이 다가왔나 보다.
내려가는 성곽길로 통통한 강아지풀이 그득그득했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제법 많았다.
항상 밤에 많이 걸었는데, 주말 한 낯에 서울 한복판의 성곽과 들풀들을 보며 걷는 그 시간이 또 다른 힐링으로 다가왔다.
혹시나 성곽 내려오는 길에 강아지풀밭에 가게 되면, 절대 풀밭 가운데는 들어가지 말자!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강아지풀보다 억새고 털이 옷에 박혀서 따꼼따꼼 한 것이 털어내느라 고생을 좀 할 것이기에...
'평범한 일상의 기록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린송현녹지광장_가을 밤 110년 만에 열린 송현동 걷기 (1) | 2022.10.08 |
---|---|
[을지로 맛집] 을지로3가 베트남 맛집 '촙촙' (1) | 2022.10.07 |
강원도 평창, 대관령 여행 2 (발왕산 케이블카) (1) | 2022.09.26 |
강원도 평창, 대관령 여행 1 (with 아이오닉5, 전기충전) (1) | 2022.09.22 |
아직은 괜찮지 못한 나의 일상 (1) | 2022.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