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의 기록들

예상된 모든 것을 벗어난 나의 이삿날

by 뚱지림 2022. 8. 2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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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와 같아 살고 설렘으로 찾은 투룸 오피스텔의 전세 기간 만료로 이사를 결정했고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사실 전세 연장을 해도 됐지만 분양을 준비해야 하는 신혼인지라 가능성 있는 지역으로 가기 위해
큰 결심을 했다

우리가 지낸 집에 새로운 입주자도 구했고
우리도 다행히 역에서 아주 가까운 곳으로 오피스텔을 구했는데 가계약금까지 걸었는데

본 계약을 하기로 한 날, 집주인이 계약 철회를 요청했다 본인 아드님이 산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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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센터도 다 계약을 해놓고 회사에도 연차를 다 내놓은 상태 이사를 미루기엔 너무 많은 피해가 발생하게 됐다
하지만 분양을 염두한 이사였기에 해당 지역의 집을 찾아봐야 했고 그 짧은 기간에 구하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결국 아직 완공 전의 오피스텔을 급히 계약했고 바로 오늘이 이삿날이었으면 입주까지 두 달 남짓 우리는 붕 뜨게 됐다

짐을 친정에 두기로 하고 가구 중에 TV다이와 불이 켜지는 화장대만은 사수하겠노라 했는데
친정도 넓은 집은 아니었는데 짐을 줄이고 줄여봐도 너무 상자가 많이 나왔다

2.5톤 트럭에 짐이 툭특 넣어지는데 마음이 심란했다
이 짐을 엄마한테 보내 놓는다니...
갑자기 너무 눈물이 나왔다.
짐을 보관하자니 하루 1만 원... 이사 이동비에 보관비까지 하면 가구를 새로 사는 게 나을듯했다

결국 모든 가구와 공기청정기를 버리기로 결심하고 살이 쪄서 맞지 않은 옷들과 살면서 꺼내보지도 않는 자질구레한 잡동사니들을 바리바리 쌓아 엄마네 집에 턱턱 옮겨 놨다

그 살림살이를 버리고 가구를 버릴 때의 속상함을 엄마가 알았는지 눈시울이 먼저 불거져 있었다

...

그렇게 짐을 주고 시댁에도 조금의 짐을 놔뒀으며 우리는. 두 달 남은 기간을 호텔에 투숙하기로 했다
단기 방을 구하는 건 너무 비쌌고 양가 부모님 댁에서 다니는 건 출퇴근이 무리였다

그래서 나름 저렴한 호텔을 잡았는데
짐은 왜 이리 많고 호텔은 왜 이리 좁은지...
말이 좋아 호텔이지 벽에 딱 맞는 퀸사이즈의 침대에 두 달은 꼼짝없이 와식 생활 당첨이다

방 크기에 실망감도 잠시...

부랴부랴 짐 싸서 나온 집에 가서 청소를 했다
어느 날 갑자기 같이 살아야겠다 생각해서 결혼식도 하지 않고 야반도주하듯 합친 살림살이..

어느덧 2년이 흘러 짐을 정리 하고 6년을 살았던 동네를 떠나니 기분이 좀 이상했다...

그래도 첫 신혼집이었는데.. 사진 하나가 없이 마무리된 게 너무 아쉬워 괜히 빈 집과 버려진 가구를 사진에 담았다...

맘이 싱숭생숭하고 고됐던 하루..
살아가며 오늘을 추억하는 날이 오겠지...

이제 그만 이렇게 힘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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