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의 기록들

서방이를 위한 김밥 만들기

by 뚱지림 2023. 6. 1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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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 가 한 달 전부터 김밥 김밥 노래를 부르다시피 먹고 싶다고 한다.

시켜줄까?라고 했지만 가격을 보고 이내 되었다고 참는다.
김밥은 사 먹는 게 차라리 더 싸다고 말했지만 괜찮다고 참아낸다.

그 마음이 괜히 짠하여 장을 보러 가자고 했다
그렇게 원하는 김밥 내 만들어주리라

다른 음식은 잘도 배달 잘 시키면서 이른바 천 원 김밥을 먹았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한 줄에 4천 원이 넘는 기본 김밥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나 보다

어떤 김밥이 먹고 싶냐 했더니 가장 기본이라고 한다. 그냥 아주 보편적인 김밥

사실 나도 엄마 옆에서 좀 거들기만 했지 온전히 혼자 한 건 처음이었는데 망치면 어쩌지 하는 불안한 맘이 들었지만 뭐 김밥 다 거기서 거기지 하며 재료를 하나씩 담았다

울 서방이 바구니 들고 햄이며 맛살이며 담는데 소풍 가기 전 아이의 뒷모습 같이 경쾌해 보였다
김밥 하나에 저리 행복해하는 모습이라니 ㅎㅎ

그렇게 집에 와서 하얀 쌀로만 새로 밥을 하고
오이는 한 사코 싫다 하여 시금치를 데치고 양념을 약간 나물 할 때 보다는 심심하게 무쳤다

김밥 재료 시금치 무침과 밥


계란을 부치고 햄과 맛살을 기름에 튀기듯 부쳐내고 사온 우엉과 단무지도 꺼내놓았다

밥은 미리 좀 식혀 둔 후 양념을 해두었고  그렇게 작은 아일랜드 식탁 위로 김밥 재료들이 하나씩 완성되어 올라갔다

김밥 속 재료들


마침내 김밥헤븐이 열렸다
그렇게 김밥을 하나 둘 말아 나무 접시에 담고
급하게 가쓰오부시 간장을 넣은 국물과 함께 내놓으며 '손님 주문하신 김밥 나왔습니다' 라고 말했다

완성된 김밥1

완성된 김밥 2


눈빛이 반짝반짝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앉아 하나를 집에 입에 넣으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는 표정으로 먹는다.

평소 맛있는 거 해줘도 말로는 잘하지 않는 서방이 가 연신 맛있다며 '이 집 김밥 잘하네, 여기서 제일 맛있다' 라며.... 하나 둘 먹은 것이 밥통 한 솥을 거의 다 먹었다.

대체 얼마나 먹고 싶었던거야
김밥 이게.뭐라고...

당뇨인인 울 서방이 김밥 자주 해주면 행복하게 보내버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맛있게 잘 먹는다.

또 해 줄게~ 내가 해주는 건 뭐든 다 맛있게 먹는 당신이 당뇨라 더 맛있는 것 자주 못해주지만 그래도 최대한 맛은 지키면서 건강한 거로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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