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것들

탐,삼,솜을 아시나요?

by 뚱지림 2021. 9. 6. 12:47
반응형

탐,삼,솜 (혹은 탐 샘 솜)을 아시나요?


기획자로 몸담으며 다양한 문서를 작성해봤지만 난감할 때가 있다.
흔히 윗 분들이 툭! 하고 던지는 아이디어로 그럴듯한 기획서를 만들어내야 할 때이다. (마치, 내 아이디어인 듯이)

물론, 안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른말을 해야 하지만, 사회생활이 어디 그리 쉽다더냐

이미 윗분들 황금라인으로 미리 진행하는 거로 얘기는 다 되어 있으니 형식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기획서이거나 비록 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만드는 것은 어차피 나이기에 이왕이면 되는 방향으로 작성해야 할 때도 있다.

직장인의 고충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고 그럼 이런 신규 사업이나 신규 제품 개발에 있어 이제 당위성을 찾아야 하는 첫 과정이자 어느 정도의 시장에서 얼마큼 벌어들일 수 있을지, 어차피 가진 것도 없어서 정확한 측정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기획자인데 허무맹랑한 X소리로 종이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게 '마켓 리서치'이고 그 때 사용하는 것이 탐, 삼, 솜(탐샘솜이라고도 한다)이라는 것이다.

 


라떼는 말야~


'STP, SWOT, 4P....' 그 이름도 있어 보이는 마케팅 분석법들이 있었지.
공모전 기획서에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구성되어 있지만, 실무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것들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

정확히는 실무에서 안쓴다라기 보다... 제대로 조사 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그동안의 운영 자료와 실무자의 직감으로 무조건 되는 방향으로 작성하기때문에 agree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또 시대가 변한만큼 모델에 맞지 않은 부분도 있어 새로운 방법론이 등장하기도 하고

요즘은 '탐, 삼, 솜'(무식하게 들리겠지만 자꾸 솜땀이 생각난다.)

한 5~6년전 부터 스타트업 IR 자료에서 자주 봐왔는데(더 오래전부터 정의된 용어일 수는 있으나 난, 2015년에 처음 접해본거 같다.)
시장규모를 측정하는 프레임워크로 우리 서비스/제품이 속한 시장의 전체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얼마나 팔릴 수 있을지를 추정해나가는 순서라고 보면 된다. (넓은 것에서 점점 좁게)

다만 이것 역시도 SWOT.. 만큼이나 신뢰 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차피 추정이기 때문에 작성자는 데스크 리서치(구글질) 확보한 그래프나 숫자를 채워 말이 돼 보이게 작성하는 장표라 회사에서라면 그냥 형식상 끼워 넣는 수준일 때도 있다.(장표의 앞 쪽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나마 체력 좋을 때 작성한 거라 가장 많이 힘이 들어가고 화려하지만 대부분 알맹이는 없다.)

비극은 여기서 시작이다.

신규 서비스/제품은 당연히 실무자가 제일 잘 알지만 마켓정보는 많은 자료를 보고 경험을 갖춘 전문가 수준의 투자자나 경영진이 있기 때문에, 까이기 딱 좋은 영역이기도 하다.
(TIP. 경영진은 기획서 중에서 전체 시장 파이와 진입 가능성 즉 얼마 벌 수 있는지와 마지막의 예산과 기간, 다시 말해 얼마 드는지만 본다. 중간 서비스/제품 상세는 실무자가 알아서 하면 되니 시간이 부족하다면 앞과 뒤를 먼저 정리하도록 하자)

기계적으로 채워 넣는 장표이지만 신규 투자를 받아야 한다거나 앞 서 언급한 것처럼 탑다운으로 꽂힌 아이디어에 그럴듯한 당위성을 만들어야 한다면 어차피 하는 거 까이지 않고 다시 하는 일이 없길 바라며 탐삼솜(TAM, SAM, SOM)의 의미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 두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TAM,SAM,SOM


TAM (Total Addressable Market): 전체 접근 시장으로 해석하며, 일반적으로 시장 전체를 뜻한다.
우리 서비스/제품과 연관 있는 모든 시장을 포함한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나 신규 진입 서비스/제품이 해당하는 모든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아니고, 전체 시장의 규모를 통해 어느 정도의 성장성이 있는지 투자 가치의 매력도를 어필할 수 있는 정보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의 경우 객단가가 낮은 특수 시장을 TAM으로 선정할 경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정보는 보통 통계청이나 경제연구소, 협회 등의 보도자료를 통해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다.


SAM(Serviceable Available Market): 가능할만한 시장이란 뜻이며 유효시장이라고 한다.
TAM에서 우리의 신규 서비스나 제품이 실질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장으로 이 부분을 제대로 정의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유사 서비스를 선별하여 그들의 점유율을 들어 가능성을 어필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하게 접근하는 경우 SOM에 대한 근거 역시 흔들리면서 서비스/제품에 대한 매력이 저하될 수 있다. 제품/서비스가 진입하는 시장에 대해 상세하고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SOM( Serviceable Obtainable Market): 수익시장이라고 하며 SAM 내에서 초기에 확보 가능한 시장 규모를 뜻한다.
모든 경영활동은 결과적으로 이윤 추구를 해야 하고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확보한 수익을 통해 사업의 지속 여부가 결정되며 나아가 SAM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에 초기에 진입하는 시장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SAM에서 자신들의 제품/서비스가 어떤 차별화가 있는지 그 차별화 요소가 수익으로 이어질 만큼 매력적인지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표면적으로 기존 서비스와 다른 요소를 차별화라고 정의 내려서는 안된다.
그 요소가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 선택 시 결정적으로 작용하는지 분석해야 하며, 설사 차별화 요소를 찾았다고 해도 경쟁사들이 유사 서비스를 내놓는데 걸리는 시간, 즉 진입 장벽이 높은 요소인지 내부 리소스를 함께 고려하여 면밀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로 접근해서 서비스/제품 단계까지는 도달했는데, 그 이후 수익모델이 없어 중단되거나 피벗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선한 취지와 많은 트래픽도 좋지만 수익성이 결여되면 지속 가능성 역시 없기 때문에 초기 준비단계부터 수익 실현에 대한 전략을 염두하고 있어야 한다.

 



자조석인 의미로 기계적으로 작성하는 장표라는 표현이 들어가긴 했지만, 새로운 사업이나 제품 개발에 있어 가능성을 타진하는 첫 단계이자 '일을 꾀하여 계획함'이라는 기획의 사전적 의미에 가장 잘 부합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회사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겠지만 '기획'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면 앞으로 만들어질 서비스/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도록 자신이 작성하는 기획서에 논리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