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4일 갑자기 우리 함께 합치기로 한 날 상견례보다, 결혼식보다 그냥 오래 사귀었다는 무기 하나로 우리끼리 결정해 버린 엄청난 날 나의 집 계약 만료와 함께 새로운 집으로 이사 갔던 날... 그리고 2년이 지났다. 우리는 함께 했던 그 집을 떠나 계약이 꼬여버려 덩그러니 길 위에 2년 전과 똑같이 함께 하지만 서로의 머리에는 흰 머리가 더 많이 생겼으며, 함께 먹는 밥상엔 챙겨 먹어야할 영양제 개수들이 더 늘어났으며 몸무게 역시 20키로씩 더 늘어났고, 이제는 나이를 나타내는 앞의 숫자가 같은 4자다. 계단을 오르는게 불과 2년 전보다 부쩍 힘겨워졌고, 불금이 무색하게 샤워 후 맥주 한 캔에 둘 다 곯아떨어져 버릴 정도로 체력은 말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리 서로 함께라 서로 올라가는 계단에..